✤ Daily/gardening

우리집 초록이들 근황 (2023년 8월까지)

Nana✤ 2023. 9. 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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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이들 근황을 꾸준히 업데이트 할 생각으로 사진은 계속 찍어두고 있었어요. 그런데 글 하나 쓸 때마다 너무 오래걸리고 우선해야 하는 다른 일들도 있으니 포스팅을 자꾸 미루게 되더라구요. 더 밀리기 전에 7월부터 8월 31일까지 찍어놨던 사진들을 한꺼번에 업데이트로 근황을 남겨봅니다.

 

 


 

▶ 고무나무

고무나무의 경우에는 7월엔 날씨가 너무 더워서 고무나무가 새잎을 내지 않았었어요. 이전글에서도 설명했었지만, 아무리 더운나라 태생이라 하더라도 27-28도를 넘어가는 뜨거운 날씨에는 새 잎을 내지 않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말라죽지 않고 버틴다는 것이지 생장을 활발하게 계속한다는 것은 아닌가봐요.

저희집이 남쪽 북쪽에 난 창으로 바람이 잘 들어 통풍이 잘되고 시원한 편이라 더워도 선풍기로 지낼 수 있는 편이었어서 7월에는 에어컨도 잘 켜지 않았기 때문에 고무나무는 덥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그러다 8월부터는 사람도 더위를 참지 못하겠어서 거의 매일 낮시간에는 에어컨을 켜놨었어요. 그렇게 낮동안에도 실내온도를 27도 정도로 유지했더니 고무나무가 다시 싹봉오리를 틔우더라구요. 가장 무던하게 자라는듯 하면서도 1-2도 기온차이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죠?

8월에도 아직 새싹이 나오는구나 하고 며칠 잠시 무관심 했더니 새 잎이 어떤거였는지 못찾을 정도로 금방 크게 키워놨어요. 성장 속도도 여전합니다. 처음 제가 돌보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잎도 몇개 없이 너무 앙상해서 걱정스러웠는데, 올 봄부터 부지런히 잎 내서 열심히 광합성하고 잘 살아남아 이제는 제법 풍성해졌습니다. 중간중간 총채벌레같은 벌레가 잎에 생기기도 하고 흙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 같은 무언가도 보였었는데(너무 순식간에 숨어버려 정체가 뭔지 모름), 그때마다 벌레가 있는지도 몰랐을 정도로 무던하게 버텨내온 고무나무입니다.

 

 

▶ 드라세나 리플렉사

드라세나 리플렉사의 생장온도도 고무나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저희집 리플렉사는 한창 새 가지를 키우는 중이었어서 그런지 더웠던 7월 날씨에도 계속 잎을 내더라구요. 아래쪽에서 잎을 냈던 아이들은 이렇게 꽃송이 같은 잎다발을 내놓고는 여기서 멈춘듯 했어요.

그보다 좀 더 위쪽에 잎을 내던 애들도 새순만 요렇게 삐죽 나온 채로 더 자라지 않았었구요.

정작 한참 나중에 가지치기 해줬던 위쪽가지에서는 새 잎을 한번에 왕창 뽑아내면서 이렇게 굵은 줄기를 형성하더라구요. 여름 내내 빨리 잎을 내서 가지를 형성해야 가을겨울을 날 수 있다는 걸 아는듯 말이죠. 초록이들은 다 생각이 있고 계획이 있는거예요...

그러더니 한달만에 이렇게 원래 줄기만큼 굵은 가지를 형성하며 쑥쑥 자라납니다. 훨씬 전에 가지치기를 해줬던 키가 작은 아래쪽 줄기들은 아직도 잎이 부실한데도요. 가지 방향도 마냥 사선으로 뻗는 것이 아니라 알아서 위쪽으로 틀어가면서 쑥쑥 잘 자라고 있습니다.

8월 한달동안 아래쪽 가지들도 알게모르게 열심히 자라서 어느정도 잎이 났고

전체적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제가 가지치기를 처음 해본거라 수형이 엄청 예쁘지는 않지만, 그래도 위쪽에만 잔뜩 뭉쳐있던거보단 아래쪽에도 초록잎이 드문드문 보이는 지금이 제눈에는 더 예뻐보이네요.

 

가지치기 하고 난 후 흙꽂이로 삽목했던 리플렉사 가지들도 한동안 변화가 없더니, 이제 뿌리가 어느정도 자랐는지 8월이 되니 새 잎이 올라온게 보였어요. 안쪽에서부터 작게 말려나오기 시작해서 어느정도 올라온 후에야 겉으로 보이기 때문에, 아마도 7월부터 새 잎이 올라오고 있었을 거예요. 그래봐야 애기개체가 된거나 마찬가지라.. 새로 올라온 잎은 그저 앙증맞아요. 가운데에 '저거맞나?' 싶을 정도로 조그맣고 가늘은 잎이 새로 올라온 잎이랍니다.

원래 느릿느릿 성장하는 리플렉사지만 그래도 8월한달동안 꾸준히 성장해서 점점 가운데 새 잎이 올라온게 티가 납니다. 아래는 8월 중순쯤.

그리고 8월 31일

 

 

▶ 금전수 (일반금전수, 보석금전수)

올해 초 저희집에 처음 들어와 초보식집사와 서로 고생고생하게 만들었던 금전수들.. 일반금전수는 어느새 적응을 마치고 완전히 자리잡아 아래 사진처럼 계속 새 줄기를 올려댑니다. 새싹같은 작은 줄기도 올리고 사진상 맨 오른쪽, 밑둥에 아직 깍지(?) 같은게 달려있는 줄기도 새로 자라 저한참 위로 올라간 개체랍니다. 

이 작은 애기줄기는 워낙 가늘어서 얼마 안자랄 것 같더니 그래도 제법 크게 자라더라구요

 

이 자리는 사실 한번 싹이 올라왔다가 아무런 변화 없이 있더니 말라죽어서 제거해준 자리인데, 같은 자리에서 새 줄기를 또 올린거예요. 굵은 줄기에 보이는 가늘은 하얀 실선들은 스크래치가 생긴 것이 아니라 저희집 냥이 털이 날라다니다 붙은 것... 화분이 토분이라 겉면이 시원하다보니 고양이들이 지나다니다 화분에 붙어 서서 모서리에 비비다 가기도 하고, 옆에 기대서 털고르다 잠들기도 합니다. 

 

그러더니 또 폭풍성장.. 1주일만에 훌쩍 자라 이미 이만큼 껑충 올라가 있어요.

 

저의 아픈손가락 같던, 전부 해체되어 화분 두개로 나눠진 보석금전수는 아무런 반응이 없지만 그래도 말라죽거나 물러죽는 줄기 하나 없이 잘 살고 있습니다. 줄기가 죽지 않으면 잘 살아있는거죠 뭐, 그럼 됐습니다.

그런데 잎을 닦아주다가 줄기꽂이했던 개체의 잎 색이 돌아온 것을 발견했어요.

매일 보다보니 잎의 색소가 서서히 돌아오고 있는 것을 몰랐는데, 처음에 썩은 뿌리를 잘라내고 물꽂이를 해줬을 때만해도 겹친부분 안쪽처럼 연한 녹빛으로 색소가 다 빠져가고 있던 개체였답니다.

일반적인 과습현상처럼 부분부분 노랗게 얼룩져가던 것은 아니었고, 잎에서 색소가 빠져나가듯 전체적으로 점점 더 연한 연두색으로 녹색이 빠져가던 개체였어요. 줄기도 제일 굵고 잘 물러져서 애먹이더니 뿌리도 제일 늦게 나왔었고, 그래서 다른 큰 줄기와 함께 원래 화분에 합식되지 못하고 작은 개체들 화분에 남아있었는데, 어느새 건강하게 자리잡고 광합성해서 색소도 다시 예쁜 연두색으로 차올랐네요. 아직 새 줄기를 올릴만큼 성장하지는 못했지만 잘 살아있다고 변화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 스파티필름

저와 가장 오랜시간 함께한, 제 손을 가장 오래 타온 스파티필름.

잎이 얇고 가벼워서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잎이 휘날리는데 탄력있게 통통 튕기면서 흔들거리거든요. 냥이들이 딱 흥미로워할만하죠.. 먹지도 않을거면서 한번씩 깨물어서 저렇게 이빨자국을 내놔요 ㅠㅠ 그래서 잎 끝이 찢기곤 하다보니 밖에 잘 안내놨었는데 화분을 큰걸로 다시 바꿔주면서 거실에 내놨습니다. 너무 방 안에서만 따뜻하게 키우니까 봄과 가을의 구분이 없어서 계절감을 못느끼고 꽃을 안피우더라구요.

 

잎크기의 차이가 보이시나요. 제 스파티필름은 원래 종자 자체가 대왕스파티필름처럼 큰 아이가 아닌 미니사이즈였어서 화분이 이보다 더 커진다고 해도 대왕스파티필름처럼 커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잎의 크기나 전체적인 크기는 화분 크기에 비례하더군요. 기존 화분이 너무 큰 것 같아서 올해 금전수들 분갈이 할 때 같이 작은 화분으로 줄여줬더니, 사진에 제가 잡고있는 잎처럼 작은 잎만 올라오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큰 화분으로 옮겨줬더니 그 옆에 잎처럼 길고 큰 잎을 내는거예요. 더 크게 자라는 잎은 폭이 좀 더 넓고 통통해 지기도 합니다. 큰 잎 내서 햇빛 더 많이 받고 다음 봄엔 꽃을 보여주길 바라면서 계속 큰 화분에 두려구요.

여러 식집사 유튜버님들이 스파티필름은 키우기 쉬운 편이지만 잎 끝까지 초록빛으로 예쁘게 키우기는 어렵다고 했는데. 저의 쪼꼬미 스파티필름은 잎끝까지 싱싱하게 자라주고 있어서 고마울 따름입니다. 다음 봄에 꽃만 보여주면 더 바랄 것이 없겠어요.

 


 

 

여름되면서 거실가구 재배치를 하면서 화분들은 아예 창가쪽으로 쪼로록 옮겨줬었어요.

이제 모든 화분이 다 고루고루 햇빛을 받게 되었고, 블라인드가 쳐 있어서 직사광선을 받지 않고 은은하게 간접광을 받습니다. 그랬더니 햇빛바라기가 엄청 심한 스파티필름도 너무 햇빛으로 쏠리지 않고 사방으로 예쁘게 퍼지고 있어요.

기존 화분자리에 남아있는 폴리셔스파비안도 포스팅 하고 싶은데.. 이 아이는 국내에서 잘 키우지 않기도 하고 정보가 너무 없어서 ㅠㅠ 사진만 쌓여가고 포스팅을 자꾸 미루네요. 가을 전엔 정리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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